2014년 4월 16일 수요일

시계태엽오렌지

작가
앤서니 버지스
출판
민음사
발매
2005.01.05
평점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로 더 유명한 시계태엽오랜지의 원작 소설.
지금까지 읽어 본 책 중에 이만한 몰입도와 재미, 철학적 문제를 안겨 준 책은 없었기 때문에 당당히 첫번째 문학 포스팅이 되었다.

시계태엽오렌지는 굵지 않은 책이지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이 구도의 줄거리를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1부
주인공 개망나니 알렉스가 마약과 폭력, 강간을 일삼으며 살다가 친구들의 배신으로 감옥에 들어간다.
2부 
감옥에서도 여전히 개망나니인 알렉스, 정부는 그에게 '루도비코 요법'이라는 정신치료를 시행한다.
3부
개망나니에서 강압적으로 모범시민이 된 알렉스를 보고, 몇몇 사람들이 정부를 비판한다. 정부는 결국 알렉스를 원상태로 만들어 사회로 돌려보내고 알렉스는 노후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책의 앞부분을 읽을 때, 알렉스 패거리가 보여주는 방탕한 10대의 모습이 흥미로우면서도 약간은 거부감이 들었다. (유교문화가 깊히 자리잡은 동방예의지국의 청년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2부 부터는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고 읽어나갔다. 그러면서 내 마음에는  알렉스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누구나 10대에는 나름대로의 반항을 한다. 친구들과 패를 지어 어울려 다니고, 해서는 안 될 이런저런 나쁜짓을 하는 10대가 있는가 하면, 공부는 안하고 운동하고 게임하고 만화나 보는 그런 10대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나서 그들은 자신이 행한 일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책임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저 태엽달린 기계처럼 받아들이게 된다면, 이것이 인간의 모습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방황하는 인간(극단적이지만), 그리고 성숙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던져준다. 그것도 아주 흥미진진하고 희극스럽게 말이다. 또한 그 안에서 나는 자유로운 알렉스가 변하지 않는 모습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루트비히 판의 4번 교향곡이나, 각 부를 시작하는 알렉스의 말과 말버릇들)
어쩌면 앤서니 버지스는 장 자크 루소처럼,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덧붙여서 큐브릭의 영화와 비교했을 때, 영화의 영상이나 표현, 연기는 정말 죽여줬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한 알렉스는 결국 성숙해지지 못하고 치료만 되었다는 느낌이다.
나는 원작의 결말에 미소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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